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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 기록이 없는 사람을 판단하는 기술이 인도 금융 시장에서 성공을 판가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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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init team
Aug 21, 2026
신용 기록이 없는 사람을 판단하는 기술이 인도 금융 시장에서 성공을 판가름한다.

인도에서 대출을 한 번이라도 받아본 사람의 비중은 9년 만에 두 배로 늘었습니다. 그런데 새로 나가는 대출 가운데 생애 첫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기록이 있는 사람에게만 대출이 늘어난 것입니다. 그 자리에서 심사 방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지난 9년 동안 인도에서 신용을 쓸 수 있는 연령대 인구 가운데 정식 대출을 한 번이라도 받아본 사람의 비중은 35%에서 74%로 올라갔다. TransUnion CIBIL이 7월 말에 내놓은 보고서 「Unlocking Access」의 숫자다. 그런데 같은 보고서에 이런 숫자도 있다. 새로 나가는 소매 대출 가운데 생애 첫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2%에서 13%로 떨어졌다. 시장은 훨씬 커졌는데, 처음 들어오는 사람은 오히려 줄었다.

보고서를 낸 TransUnion CIBIL의 Bhavesh Jain 대표는 지난 10년을 이렇게 요약했다. 담보에 기대던 시장이 데이터로 움직이는 시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방향은 그렇다. 다만 데이터로 움직인다는 시장에서 처음 빌리는 사람이 줄어든 이유를 보면, 아직 그 데이터가 신용조회기관 기록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기록이 있는 사람은 판단이 되고 없는 사람은 판단이 안 된다. 그래서 지금 인도 대출 시장에서 회사를 가르는 것은 기록이 없는 사람을 판단해내는 기술이다.

기록이 없으면 기존 심사는 못 본다

대출 심사는 보통 두 층으로 나뉜다. 아래층은 모형이다. 신청자의 데이터를 넣으면 이 사람이 돈을 못 갚을 확률이 얼마인지 숫자로 나온다. 위층은 룰이다. 확률이 얼마 아래면 승인, 그 위면 거절, 이 조건에 해당하면 한도는 얼마까지. 사람이 만들고 사람이 몇 달에 한 번 고친다.

이 구조에는 한쪽으로 기우는 성질이 있다. 기준을 조여서 어떤 집단을 걸러내면 그 집단이 실제로 얼마나 부실했는지 몇 달 뒤에 숫자로 확인된다. 조인 결정은 증명된다. 반대로 기준을 풀어서 새 집단을 받아보자는 제안은 증명할 방법이 없다. 아직 받아본 적이 없으니 근거로 댈 데이터가 없다. 회의에서는 숫자를 든 쪽이 이기니, 기준은 조금씩 조이는 쪽으로만 움직인다.

더 곤란한 것은 거절한 사람의 결과를 영원히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승인한 사람은 갚았는지 아닌지 확인되지만, 거절한 사람이 실제로 갚았을지는 알 방법이 없다. 그래서 한 번 안 받기로 한 구간은 데이터가 쌓이지 않고, 데이터가 없으니 다음에도 못 받는다. 모형은 이미 통과시킨 사람들만 보면서 그 사람들에게만 점점 정확해진다.

처음 대출을 받으러 온 사람이 정확히 이 구간에 있다. 이미 대출 이력이 있으면 신용조회기관 기록으로 판단이 되지만, 처음 오는 사람에게는 그 기록이 없어서 모형이 잘 맞히지 못하고 룰에서 더 빡빡하게 걸러진다. 첫 대출 비중이 32%에서 13%로 내려간 데에는 경기와 규제 같은 더 큰 이유가 있지만, 심사대 안에서 벌어지는 일도 같은 방향으로 작용한다.

하필 시장이 커지는 쪽에서 이 문제가 크게 걸린다. 같은 보고서를 보면 인도 소매 신용에서 마하라슈트라 비중은 12%에서 10%로, 타밀나두는 11%에서 9%로 낮아진 반면 우타르프라데시는 8%에서 11%로, 마디아프라데시는 4%에서 6%로, 비하르는 3%에서 5%로 올라갔다. 여성 차주 비중은 22%에서 30%로, 35세 미만은 33%에서 39%로, 준도시·농촌 지역은 53%에서 63%로 높아졌다. 대출은 대도시 밖에서, 더 젊고 신용 기록이 거의 없는 사람들 쪽에서 늘고 있다. 기존 심사가 잘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정확히 그 사람들이다.

그래서 시장은 담보로 갔다

판단이 어려울 때 가장 쉬운 방법은 담보다. 갚을지 못 갚을지 모르겠으면 못 갚았을 때 회수할 물건을 잡으면 된다. 실제로 지금 인도에서 돈이 가장 빠르게 몰리는 곳이 거기다. RBI 자료를 보면 2026년 6월 말 기준 NBFC의 금 담보 대출 잔액은 3조 4,200억 루피(₹3.42 lakh crore, 약 50조 원)로 1년 전 2조 200억 루피(₹2.02 lakh crore, 약 29조 원)에서 69.3% 늘었다. 같은 기간 NBFC 소매 대출 전체는 20.3% 늘었으니 금 담보만 유독 빠르다.

담보 대출이 늘어난 것 자체는 나쁜 일이 아니다. 금값이 올랐고, 4월부터 시행된 금 담보 대출 규정이 담보 평가와 한도 기준을 정리하면서 다루기 편한 시장이 됐다. 다만 담보로 푸는 방식은 잡을 물건이 있는 사람에게만 통한다. 신용 기록도 없고 맡길 금도 없는 사람은 그대로 남는다. 이 사람들을 받으려면 결국 판단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기록 대신 무엇을 보는가

신용조회기관 기록이 없다고 해서 그 사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통신비와 공과금을 몇 년째 밀리지 않고 냈는지, UPI로 돈이 얼마나 규칙적으로 들어오고 나가는지, 어떤 기기를 얼마나 오래 쓰는지, 휴대폰에 쌓인 금융 문자에 어떤 거래가 찍혀 있는지. 이런 자료는 신용 기록보다 훨씬 넓은 사람에게 존재한다. 문제는 이것을 모아서 읽어낼 수 있느냐였다.

지난 몇 년 사이 그 재료를 모으는 통로가 제도로 깔렸다. 계좌통합(Account Aggregator)은 차주가 동의하면 여러 금융기관에 흩어진 자기 데이터를 대출기관에 보내주는 구조인데, RBI는 2026년 6월 5일 이 생태계의 자율규제기구로 Sahamati를 인정했다. 공식 발표 기준으로 연결된 계좌가 2억 9,400만 개, 지금까지 이뤄진 동의가 4억 5,000만 건, 참여 기관이 1,120곳이다. RBI가 별도로 만들고 있는 통합 대출 인터페이스에서도 대출기관이 끌어다 쓸 수 있는 데이터 서비스가 1년 사이 50여 개에서 136개로 늘었고, 농민 신용카드부터 소상공인 무담보 대출, 주택, 차량까지 열두 갈래의 대출이 이 위에서 처리된다.

어피닛이 오래 해온 일이 여기에 해당한다. 휴대폰에 쌓인 문자 메시지를 비롯한 대안 데이터를 AI로 읽어 신용 기록이 없는 사람의 상환 능력을 가려내는 일이다. 은행이 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돌려보낸 사람을 충분히 갚을 수 있는 사람으로 판별해내는 것이 회사의 기술이고, 인도에서 1억 명 넘는 사용자를 상대하며 쌓아온 것도 그 데이터다. 판단할 수 없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기록만 보는 심사로는 판단할 수 없었을 뿐이다.

심사 자체가 학습한다

재료가 늘어도 그것을 쓰는 방식이 그대로면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앞에서 본 것처럼 사람이 몇 달에 한 번 고치는 룰은 조이는 쪽으로만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 단계는 룰 자체가 학습하도록 바꾸는 일이고, 어피닛이 최근 기술 블로그에 공개한 작업이 여기에 해당한다.

방식은 세 단계다. 먼저 지금 쓰고 있는 룰이 내리는 결정을 모형이 그대로 따라 하도록 학습시킨다. 기존 결정의 99.25%를 재현하는 지점을 출발점으로 삼았다. 사람이 쌓아온 판단을 버리고 새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그것을 코드로 옮겨 놓고 거기서부터 움직이는 방식이다. 지금까지의 심사가 틀렸다고 선언하지 않고도 다음 걸음을 뗄 수 있다는 점에서, 조직 안에서 실제로 통하는 순서이기도 하다.

다음은 무엇을 목표로 삼을지 정하는 단계다. 여기서는 부도 여부가 아니라 그 대출이 남기는 이익을 목표로 잡았다. 부도를 줄이는 것만 목표로 삼으면 가장 좋은 답이 아무에게도 빌려주지 않는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새로 만든 정책은 실제 고객에게 적용하기 전에 과거 기록만으로 여러 방법으로 평가해 통과 여부를 가린다.

마지막이 핵심이다. 새 정책에 처음부터 양쪽 권한을 주지 않는다. 학습한 정책은 처음에는 거절만 할 수 있고 승인은 하지 못한다. 승인 범위는 안전 조건을 여러 개 동시에 만족할 때만 조금씩 넓힌다. 실패해도 잃는 것이 작은 쪽부터 자동으로 맡기는 설계다. 서울대와 함께 진행하며 특허를 출원했다. 글에 나오는 대목 하나가 눈에 띄는데, 똑똑한 탐색 알고리즘을 쓰는 것보다 안전장치를 제대로 거는 쪽이 훨씬 중요했다는 것이다.

규제도 같은 방향이다

2026년부터 전면 시행된 디지털 대출 지침은 대출금을 차주 계좌로 직접 보내고, 금리와 총비용을 차주가 쓰는 언어로 먼저 보여주고, 신용정보를 실시간으로 보고하도록 했다. 심사와 실행의 모든 단계가 기록으로 남아야 한다는 뜻이다. 손으로 고치는 룰보다, 버전이 관리되고 근거가 남는 소프트웨어가 이 요구를 맞추기 쉽다.

데이터를 넓히는 쪽과 심사를 자동화하는 쪽 모두에서 규제가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 다만 속도는 아직 고르지 않다. 통합 대출 인터페이스는 큰 은행의 참여가 더디고 토지 기록 같은 기초 데이터가 정비되지 않아 확산이 느리다는 지적을 받는다. 재료가 깔리는 것과 그 재료를 실제로 쓰는 것은 다른 일이다.

다음 10년은 판단의 문제다

인도 신용 시장의 지난 10년은 접근의 문제였다. 대출을 한 번이라도 받아본 사람을 35%에서 74%로 늘리는 일이었고, 그건 상당 부분 이뤄졌다. 다음 10년은 판단의 문제다. 이미 기록이 있는 사람에게 더 많이 빌려주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어려운 쪽은 기록이 없는 사람을 놓고 결정을 내리는 일이다.

그렇게 보면 회사를 가르는 기준도 달라진다. 얼마나 많이 빌려줬는지가 아니라, 남들이 판단하지 못하는 사람을 판단해내는지가 실력이 된다. 그리고 그 실력은 데이터를 얼마나 넓게 읽는지와, 한 번의 결정에서 배운 것을 다음 결정에 얼마나 빨리 반영하는지에서 나온다.

인도에서 아직 신용을 써보지 못한 사람은 여전히 수억 명이다. 이들에게 금융을 열어주는 일은 선의로 되지 않고, 갚을 사람을 가려내는 기술이 있어야 사업으로 굴러간다. 지금 인도 대출 시장에서 벌어지는 경쟁이 정확히 그 지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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