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피닛 AI 엔진이 규칙 기반 심사 정책을 학습 정책으로 전환해가는 과정
안녕하세요, 어피닛에서 AI & Data 조직을 이끌고 있는 Jace입니다. 어피닛은 인도 저소득층 및 중산층을 대상으로한 Mobile Instant Micro Credit 서비스에 필요한 대안신용평가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어피닛의 플랫폼과 대안신용평가 시스템을 이용하면 고객은 오프라인 방문이나 담보 없이 앱 신청만으로 1분만에 모든 신용평가 프로세스가 진행되고 심사 결과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1분 안에서 실제로 승인과 거절을 가르는 것은 규칙 기반 심사 정책(Rule-based Underwriting Policy) 입니다. 규칙에서 가장 중요한 부도확률(PD)은 데이터에서 학습된 모델의 출력을 사용하지만, 승인/거절에 대한 결정(Decision)은 부도확률과 상품군, 기존 이용 여부, 소득과 신용 이력, 사전 정의된 규칙과 우선순위를 함께 반영해서 최종 결정을 산출합니다. 단일 임계값 하나를 조정하는 구조가 아니라, 수십 개의 규칙이 우선순위를 가지고 얽혀 있는 복합적인 운영 정책입니다.
규칙 기반 정책은 해석이 가능하면서도 안정적인 시스템입니다. 같은 입력에는 항상 같은 결정을 내리고, 왜 그런 결정이 나왔는지 규칙 단위로 추적할 수 있으며, 문제가 생기면 해당 규칙만 고치면 됩니다. 운영 안정성 측면에서 이만한 구조가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대출 서비스에서는 신용평가 모형은 AI/ML 전문가가 개발하고, 심사 정책은 Risk 전문가가 도메인 지식과 데이터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규칙을 만들게 됩니다.
그러나 한계도 분명합니다.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새로운 신청자 유형이 늘어나고, 새 상품이 출시될 때마다 Risk 전문가가 규칙을 수동으로 조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규칙은 "기존에 봤던 유형인 이 고객은 위험한가"에는 답할 수 있지만 "이 새로운 유형의 고객을 승인하는 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이익인가"에는 답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어피닛 AI팀은 오래전부터 하나의 질문을 붙들고 있었습니다.
“기존 규칙 기반 정책의 안정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어떻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는 모델 기반의 심사 정책으로 옮겨갈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어피닛은 서울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인과추론연구실(이상학 교수 연구실) 과 산학협력 과제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포스트는 그 과정에서 정립한 전환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규칙 기반 심사 정책의 문제점과 어피닛이 가진 문제 의식
규칙 기반 정책의 한계를 이야기하면 대부분 "사람이 일일이 관리해야 해서 번거롭다", "시장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 정도를 떠올립니다. 물론 맞는 이야기지만, 그것은 운영 비용의 문제일 뿐입니다.
훨씬 더 근본적인 문제가 따로 있습니다. 규칙 기반 정책은 자기가 만든 데이터 위에서만 검증되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한쪽 방향으로만 굳어갑니다. 이것이 어피닛이 전환을 시작한 진짜 이유입니다. 네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겠습니다.
문제 1 — 예측은 학습하는데, 결정은 학습하지 않는다
우리 시스템에서 학습으로 계속 좋아지는 것은 부도예측(Default Prediction) 모델입니다. 더 좋은 대안 데이터를 붙이고, 더 좋은 알고리즘을 쓰고, 더 많은 데이터로 재학습하면 부도 확률(PD; Probability of Default)의 예측력은 꾸준히 개선됩니다.
그런데 고객이 실제로 겪는 것은 PD가 아니라 결정(Decision) 입니다. 승인인가 거절인가, 얼마를 몇 %에 빌려주는가. 그리고 그 결정을 만들어내는 것은 학습된 모델이 아니라, “학습된 모델 기반의 PD를 입력으로 사용해서 만든 도메인 전문가가 설계한 규칙 집합”입니다.
즉 우리 시스템은 "예측은 학습하지만 결정은 학습하지 않는" 구조입니다. 파이프라인의 앞쪽 절반만 데이터로 개선되고, 환경에 실제로 작용하는 뒤쪽 절반은 AI/ML의 영역이 아닌 도메인 전문가 규칙으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PD가 아무리 정교해져도, 그것을 어떻게 쓸지가 고정되어 있으면 개선분의 상당 부분이 결정에 도달하지 못합니다.
문제 2 — 하드 컷오프의 경계 효과
규칙 기반 정책은 결정론적입니다. 예를 들어 "PD 0.1 초과면 거절"이라는 컷오프가 있다면, PD 0.100001인 고객은 거절되고 PD 0.1인 고객은 승인됩니다.
두 고객은 사실상 같은 사람입니다. 모델이 부여한 위험도의 차이는 측정 오차보다도 작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정반대입니다. 이 경계 효과(Edge Effect) 는 컷오프를 어디에 두든 반드시 발생하며, 컷오프를 옮기면 경계선만 이동할 뿐 문제 자체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경계선 바로 바깥에 있는 고객들에 대해 우리가 영원히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100% 거절이므로 데이터가 한 건도 쌓이지 않습니다.
문제 3 — 규칙은 보수화되기 쉽다
이것이 가장 결정적인 문제입니다.
기존 정책 π₁을 새 정책 π₂로 바꿀 때, 두 정책의 결정이 갈리는 영역은 두 종류입니다.
Swap-out (기존 승인 → 거절): 규칙을 조이는 방향. 새 거절 코드를 추가하는 제안.
Swap-in (기존 거절 → 승인): 규칙을 푸는 방향. 기존 거절 코드를 완화하는 제안.
문제는 이 두 방향의 검증 가능성이 완전히 비대칭이라는 것입니다.
Swap-out은 쉽습니다. 그 건들은 이미 승인되어 실행되었고, 상환했는지 연체했는지가 전부 데이터로 남아 있습니다. "이 규칙을 추가하면 부도 몇 건이 걸러지고 정상 고객 몇 명을 잃는다"를 정확하게 시뮬레이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새 거절 코드 제안은 활발하고, 실제로 적용해 보면 예측했던 성능이 그대로 나옵니다.
Swap-in은 어렵습니다. 그 건들은 거절되어 상환 신호가 아예 없습니다. 따라서 “이들이 만약 거절되지 않고 승인이 되었다면, 대출을 잘 상환했을까?”와 같은 반사실적(Counterfactual)인 -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사실에 대한 질문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보통 "부도율이 관측가능한 비슷한 PD 구간 부도율의 다른 유저 세그먼트"로 근사를 하게됩니다. 그런데 그 "다른 유저 세그먼트"는 대개 해당 거절 사유(하자)를 갖지 않은 집단입니다. 하자가 없는 집단의 부도율로 하자가 있는 집단을 추정하니, 구조적으로 낙관 편향됩니다. 따라서 예측했던 성능이 나오지 않고, 예측했던 성능의 분산(Variance)이 커지게 됩니다.
그 결과가 무엇일까요. 조이는 제안은 정확하게 검증되어 잘 통과되지만, 푸는 제안은 예측의 분산이 커서 더 많은 검증과 리소스 투입을 필요로 하게 됩니다. 따라서 신규 거절 코드에 대한 제안은 검증이 쉽고 적용이 빠르고 효과가 예상이 가능하지만, 기존 거절 코드를 완화하는 제안은 어렵고 느리고 예측이 어렵게 됩니다.
Item | Swap-in | Swap-out |
제안 변화 | 기존 거절 → 승인 | 기존 승인 → 거절 |
적용 전 상환/부도 관측 | 가능 - 관측적 | 불가능 - 반사실적 |
검증 난이도 | 쉬움 | 어려움 |
Business Impact 예측 | 정확 | 부정확 낙관 편향 |
이러한 특징 때문에 규칙 기반 엔진은 보수화되기가 쉽습니다. 어피닛과 같이 금융포용성(Financial Inclusion)을 추구하는 회사에게 이것은 단순한 기술 부채가 아닙니다. 시스템이 스스로 문턱을 계속 높이는 구조입니다.
문제 4 — Default Prediction 모델의 학습/평가까지 오염된다
이 비대칭은 심사 정책 내의 규칙 제안만 왜곡하는 것이 아니라, Default Prediction에 있어서도 새로운 모델을 학습하고 평가하는 과정 전체로 퍼집니다.
학습 단계 — 생존편향(Survival Bias). 부도 예측 모델은 결국 상환/부도 신호가 있는 대출실행 건으로만 학습됩니다. 학습 데이터는 "전체 대출 신청 건”이 아니라 "현재 정책이 통과시킨 대출 실행 건"입니다. 거절 영역은 학습에서 구조적으로 배제됩니다. 이것을 지지영역 결핍(Deficient Support) 이라고 부릅니다.
평가 단계 — 관측편향과 고분산. 과거 관측 건에 대한 성능은 대체로 좋게 나옵니다. 정작 알아야 하는 것은 새 정책이 새로 승인하게 될 Swap-in 물량의 성능인데, 바로 그 부분이 측정 불가능하거나 분산이 매우 큽니다.
과거 데이터 기반의 관측 성능은 모델 학습/배포 후 실제 성능과 같지 않습니다. 새 모델의 과거 관측 데이터 기반 오프라인 지표가 아무리 좋아도, 그 모델이 새로 승인하는 부분은 사실상 미검증 상태로 배포되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학습 정책으로 한 번에 갈아타면 되는가
여기까지 읽으면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규칙을 버리고 학습 정책으로 바꾸면 되지 않나?"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위 문제들이 학습 정책으로 바꾼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학습 정책의 검증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 학습 정책의 가치를 로그만으로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새 정책을 배포하기 전에 기존 로그만으로 그 가치를 추정하는 방법론을 오프폴리시 평가(Off-Policy Evaluation, OPE) 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방법이 "기존 정책이 이 고객을 승인할 확률"로 가중치를 주는 중요도 가중(Importance Sampling) 계열입니다. 그런데 규칙 기반 정책의 승인 확률은 0 아니면 1입니다. 분모가 0에 가까워지니 가중치가 폭발하고, 소수의 샘플 몇 건이 전체 평가값을 좌우합니다. 평가값이 좋게 나와도 그것을 믿을 근거가 없습니다.
둘째, 잘못 전환하면 신용위험이 즉시 커집니다. 학습 정책이 규칙 기반 정책을 통째로 대체하면, 기존에 거절되던 신청까지 새로 승인되기 시작합니다. 그 영역의 성과는 검증된 적이 없는데 노출은 실제로 발생합니다. 신용 비즈니스에서 이런 종류의 실험은 매우 비쌉니다.
셋째, "그럼 무작위로 승인해서 데이터를 만들자"도 답이 아닙니다. 이론적으로는 맞는 처방입니다. 무작위 승인을 충분히 하면 미관측 영역(e, f)에 표본이 생기고 부도율을 점추정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세 가지가 모두 걸립니다.
규제: "무작위로 승인했습니다"를 감독 당국 감사에서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개별 승인의 근거를 제시할 수 없습니다.
비용: 무작위 승인분에서 발생하는 부도를 누가 감당하는가. 통제 장치가 없습니다.
효율: 전체 모집단에 균등하게 무작위를 뿌리는 것은 낭비입니다. 정보가 필요한 곳은 두 정책의 판단이 갈리는 경계 영역뿐입니다.
즉 이 문제는 "더 좋은 모델을 만드는 문제"가 아닙니다. "검증할 수 없는 영역을 어떤 순서로, 얼마나 안전하게 열어갈 것인가" 의 문제입니다.
어피닛이 설정한 요구사항
어피닛 AI팀과 서울대 연구팀이 함께 설정한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Requirements
1. 기존 규칙 기반 정책을 즉시 대체하지 않는다. 어느 시점에도 운영 결정의 안정성이 깨지지 않아야 한다.
2. 전환의 각 단계마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되는지를 판정하는 명시적인 기준(게이트)이 존재해야 한다.
3. 평가 기준은 단순 부도율이 아니라 장기 기대수익이어야 한다. 거절로 인한 기회비용과 승인으로 인한 손실을 같은 저울 위에서 다뤄야 한다.
4. 전환 과정 어느 단계에서도, 검증되지 않은 영역에 대한 신규 신용위험 노출이 통제 없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5. 탐색을 하더라도 개별 승인의 근거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감사 대응이 불가능한 방식은 채택하지 않는다.
특히 4번이 핵심이었습니다. "모델이 규칙보다 낫다"를 증명하기 전에, "모델을 켜도 지금보다 위험해지지 않는다"를 먼저 보장해야 했습니다.
어피닛이 독자 개발한 단계적 전환 프레임워크
이 요구사항을 만족하기 위해, 어피닛은 규칙 기반 정책을 학습형 확률 정책으로 옮겨가는 3단계 전환 절차를 개발했습니다. 여기서 학습형 확률 정책을 ASM(Approval Score Model, 승인점수모델) 이라고 부릅니다. 규칙처럼 승인/거절을 단정하는 것이 아니라, 신청자 특성과 PD 출력을 받아 승인 확률 P(approve|x) 를 산출하는 학습 가능한 정책입니다.
이 방법론은 어피닛과 서울대학교산학협력단의 공동 명의로 특허 출원되어 있습니다.*
규칙 기반 대출 심사 정책을 학습 정책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하는 방법 및 이를 수행하는 전자 기기 / 특허출원번호: 10-2026-0148539 (2026.08.10 출원)
1단계 — 결정 복제 (Behaviour Cloning)
첫 단계는 규칙 기반 정책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그대로 흉내내는 것입니다.
규칙 기반 정책의 운영 로그에서 신청자 특성 정보를 입력으로, 실제로 내려진 승인/거절 결정을 정답으로 두고 지도학습을 합니다. 이때 승인 이후에만 생성되는 변수(승인 금리, 수수료, 한도, 상태값, 거절 코드 등) 는 데이터 누수(Data leakage)를 막기 위해 입력에서 명시적으로 제거합니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99.25%의 결정 일치성을 달성했습니다. 트리 기반 모델과 신경망 계열 모델을 두루 비교했고, XGBoost 계열이 가장 안정적이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99.25%가 "목표"가 아니라 "출발점"이라는 점입니다. 결정 복제 단계는 거절 영역의 미관측 성과를 추정하거나 보완하는 단계가 아닙니다. 지금까지 사람이 규칙으로 관리하던 운영 정책을 학습 가능하고 확률로 표현되는 형태로 옮겨놓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 변환이 끝나야 비로소 "정책을 평가한다", "정책을 개선한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이 단계의 게이트는 결정 일치성 지표입니다. 전체 일치율뿐 아니라 결정 유형별 일치율, 임계치 인접 구간의 재현 성능, 업무상 중요한 신청자 집단별 불일치율을 함께 봅니다.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면 재학습하고, 통과한 정책만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2단계 — 배포 허용 판단 (Deployment Gating)
복제된 정책을 출발점으로, 이제 더 나은 후보 정책을 학습합니다. 이때 목적함수를 바꿉니다.
기존 규칙은 사실상 "부도 가능성이 높은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그런데 대출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것은 부도 여부가 아니라 그 결정이 만들어내는 현금흐름입니다. 1회차에 연체한 고객과 10회차까지 갚고 멈춘 고객은 부도 라벨로는 똑같지만 경제적 결과는 전혀 다릅니다.
그래서 보상(reward)을 이진 부도 라벨이 아니라 순현재가치(NPV) 로 정의했습니다. 이자수익과 원금 회수의 실현 현금흐름에서 미상환·연체로 인한 손실과 심사·설정 비용을 차감한 값입니다. 기대손실(EL)과 충당금은 같은 손실의 회계적 표현이므로 중복 차감하지 않습니다.
이 보상 위에서 후보 정책을 Off-Policy Learning 방법론을 통해 학습하고, 학습된 후보 정책의 가치를 여러 OPE(Off-Policy Evaluation) 추정기로 사후 평가합니다.
후보 정책의 정책 운영 가치, 추정 불확실성, 보수적 평가값, 추정기 간 합의 여부, 지지영역 충족 여부, 승인율 변화폭, 추가 거절 비율을 모두 함께 리포트하고, 기준 정책과 비교해 모든 조건을 만족할 때에만 다음 단계를 허용합니다.
3단계 — 병행 검증과 비대칭 정책 결합
배포가 허용되어도 곧바로 운영에 반영하지 않습니다. 두 개의 안전장치를 순서대로 거칩니다.
(1) Shadow Testing
후보 정책을 운영에 붙이되, 그 결정을 최종 심사 결과에 반영하지 않습니다. 규칙 기반 정책과 후보 정책이 어디서 다른 판단을 하는지, 추가 거절 대상은 어떤 특성을 갖는지, 예상 손익은 얼마인지, 신청자 집단별로 편차가 있는지를 로그로만 수집합니다.
이 단계는 신규 신용위험 노출이 정확히 0입니다. 실제 결정은 여전히 규칙이 내리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오프라인 평가에서는 보이지 않던 운영상의 불일치 패턴을 실제 신청자 분포 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비대칭 정책 결합 (Asymmetric Policy Overlay)
병행 검증 지표가 기준을 만족하면, 이제 후보 정책을 실제 결정에 반영합니다. 단, 이름 그대로 비대칭적으로 반영합니다.
규칙 기반 정책의 결정 | 후보 정책의 결정 | 최종 결정 |
거절 | (보지 않음) | 거절 |
승인 | 거절 | 거절 (후보 정책의 추가 거절 반영) |
승인 | 승인 | 승인 |
핵심은 첫 번째 행입니다. 규칙이 거절한 신청은 후보 정책이 무엇이라고 하든 그대로 거절로 고정합니다. 학습 정책은 오직 규칙이 승인한 집합 안에서만, 추가 거절 방향으로만 작동합니다.
앞의 용어로 다시 쓰면 이렇습니다. Swap-out만 허용하고 Swap-in은 봉인합니다. 앞서 본 것처럼 Swap-out은 상환 결과가 전부 관측된 영역이므로 정확하게 검증할 수 있고, Swap-in은 검증할 수 없는 영역이었습니다. 검증 가능한 절반만 먼저 전환하는 것입니다.
이 설계의 성질은 명확합니다.
기존 거절 집합이 승인 집합으로 확장되는 일이 구조적으로 발생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검증되지 않은 영역에 대한 추가 신용위험 노출이 0입니다.
반면 학습 정책이 찾아낸 "규칙은 승인했지만 실제로는 손실이 예상되는" 신청은 즉시 걸러낼 수 있습니다. 즉 위험은 늘리지 않으면서 손실 절감 효과만 먼저 수확합니다.
지지영역 결핍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 단계에서 학습 정책이 판단하는 영역은 전부 과거에 승인되어 상환 결과가 관측된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3) 통제 탐색과 점진적 확장
이 단계 이전까지는 여전히 "조이는 방향"이었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문제들을 실제로 풀려면, 결국 거절 영역의 상환 결과를 관측해야 합니다. 이를 위한 마지막 단계가 통제 탐색입니다.
규칙이 거절한 신청 중에서, 연체·부도 위험 상한, 탐색 예산 상한, 예상 손실·노출 상한, 의사결정 경계로부터의 거리, 정책 불확실성에 관한 안전 제약을 둘 이상 동시에 만족하는 거절 부분집합을 결정합니다. 그 부분집합에 한해 제한적으로 승인하여 상환 결과를 수집하고, 수집된 결과를 학습 데이터에 결합해 후보 정책을 재학습합니다. 재학습된 정책의 OPE 결과가 다시 배포 허용 조건을 만족하면, 그때 비로소 학습 정책의 적용 범위를 그 거절 부분집합까지 넓힙니다.
앞서 무작위 승인이 답이 될 수 없었던 세 가지 이유를 이 설계가 어떻게 해소하는지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규제 측면에서는 확률 정책이 각 건의 승인 확률(POA)을 모델로 산출하므로 승인 근거를 감사 자료로 제출할 수 있습니다. 비용 측면에서는 탐색 예산과 부도율 상한이 정책 레벨 제어 변수로 걸려 있습니다. 효율 측면에서는 전체 모집단이 아니라 정보가 필요한 경계·불일치 영역에만 탐색이 배분됩니다.
여기서 어피닛이 얻은 중요한 교훈이 하나 있습니다. 반사실 시뮬레이터에서 여러 탐색 전략을 비교해 본 결과, "어떤 고객을 탐색할지 똑똑하게 고르는" 단순한 전략들은 무작위 탐색 대비 뚜렷한 우위를 보이지 못했습니다. 불확실성이 높은 후보를 우선 관측하는 획득 전략, 결정 경계에 인접한 후보를 우선 관측하는 전략 모두 마찬가지였습니다. 오히려 경계에 인접한 후보만 반복해서 관측하면 좁은 영역만 메우게 되어 관측 범위 확장에는 불리했습니다.
이를 통해 탐색에서 중요한 것은 정교한 획득 함수가 아니라, 안전 게이트가 제대로 걸린 지지영역 확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피닛의 탐색 설계는 2단계로 구성됩니다. 먼저 안전 제약으로 탐색 적격 거절 풀을 추리고, 그 안에서만 순위화합니다. 그리고 이 통제 탐색 단계는 현재 시뮬레이터 기반의 설계·진단 단계까지 완료된 상태로, 실서비스 적용 전에 제한된 규모의 온라인 검증을 거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 프레임워크의 특징
정리하면, 어피닛의 전환 프레임워크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습니다.
1. 어느 시점에도 "빅뱅 전환"이 없습니다. 규칙 기반 정책을 끄는 순간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규칙의 결정 지분이 단계마다 조금씩 줄어들 뿐입니다. 각 단계는 언제든 이전 단계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2. 위험이 비대칭적으로 통제됩니다. 전환 초기 단계에서 학습 정책이 할 수 있는 일은 "승인을 거절로 바꾸는 것"뿐입니다. 신용위험을 늘리는 방향의 권한은 지지영역이 실제 데이터로 확보된 뒤에야 부여됩니다.
3. 래칫을 푸는 경로가 절차 안에 들어 있습니다. 규칙 기반 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조이는 방향으로만 움직인다는 것이었습니다. 통제 탐색은 거절 영역의 상환 결과를 실제로 관측해서, 그동안 낙관 편향된 근사로만 다루던 완화 제안을 검증 가능한 제안으로 바꿉니다.
4. 하드 컷오프의 경계 효과가 완화됩니다. 확률 정책은 경계 부근 고객을 100% 승인 또는 100% 거절로 나누지 않고 적절한 비율로 다룹니다. 경계선 바로 바깥에서 데이터가 한 건도 쌓이지 않던 문제도 함께 풀립니다.
5. 평가 기준이 장기 기대수익입니다. 단순 부도율이 아니라 NPV 기반 보상을 사용하므로, 거절로 인한 기회비용과 승인으로 인한 손실을 하나의 저울 위에서 비교할 수 있습니다.
6. 각 단계의 통과 조건이 명시적입니다. 결정 일치성 지표, OPE 정책가치와 추정 불확실성, 병행 검증 지표, 안전 제약 — 각 게이트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통과 기준으로 삼는지가 절차로 정의되어 있습니다. "모델이 좋아 보인다"는 판단이 개입할 여지를 줄였습니다.
7. 신규 시장에도 적용 가능합니다. 레거시 규칙 엔진이 있는 시장에서는 1단계 결정 복제부터 시작하면 되고, 규칙이 없는 신규 시장에서는 확률 정책 기반의 반복 학습만으로 동일한 프레임워크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어피닛이 진출을 검토 중인 여러 신흥 시장에도 그대로 쓸 수 있는 구조입니다.
마무리하며
거절자의 상환 결과가 관측되지 않는다는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열려 있습니다. 여러 OPE 추정기를 결합해도, 시뮬레이터로 데이터를 보강해도 이 문제 자체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알고리즘의 한계가 아니라 데이터가 만들어지는 방식의 한계이며, 실제 관측을 통해서만 좁혀집니다. 그래서 이 프레임워크는 "한 번에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라 "안전하게 조금씩 넓혀가는 절차" 로 설계되었습니다.
통제 탐색 단계 역시 시뮬레이터 기반의 설계·진단까지 완료된 단계이며, 실서비스 적용 전에는 제한된 규모의 온라인 검증이 필요합니다. 어피닛은 Shadow Testing → 비대칭 정책 결합 → 제한적 온라인 검증 → 거절 집합 점진 확장의 순서로, 각 단계마다 승인율 하한 방어와 신청자당 기대수익(EPA), 하방위험(CVaR)을 함께 보면서 전개할 계획입니다.
이 과정은 "복제에서 학습까지 한 번에 끝나는 단계"가 아닙니다. 평가하고, 결정하고, 배포하고, 다시 학습하는 루프입니다. 그리고 이 루프가 제대로 작동할 때 비로소, 심사 정책은 사람이 규칙을 고쳐서 따라가는 시스템이 아니라 스스로 데이터로 나아지는 시스템이 됩니다. 무엇보다, 규칙 기반 정책이 구조적으로 문턱을 계속 높이기만 하던 것을 멈추고 거절 영역을 다시 열어볼 수 있는 절차를 갖게 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어피닛의 타겟 시장은 인도입니다. 인도에서 제대로 된 금융 혜택을 받는 인구는 14억 인구 중에서 매우 일부에 불과합니다. 어피닛은 모두를 위한 금융, 'Finance for All'을 추구합니다. 이번에 소개한 사례는 이러한 노력의 일부입니다. 심사 정책이 더 정교해진다는 것은, 지금까지 기술의 한계로 거절당하던 사람들이 조금씩 금융의 안으로 들어온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인도를 포함한 전세계에는 아직도 금융으로 인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나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끝으로 이번 산학협력 과제를 함께해 주신 서울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인과추론연구실의 이상학 교수님과 연구팀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